❗️경고!!! 굉장히 길고 노잼일 수 있는 글 2편입니다. (1편 보다 노잼일 수 있음)
드디어 시작된 사막행
다이나믹했던 입국심사, 모로코의 첫날 밤이 지나고 둘째날이 되었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일어나자마자 호텔 조식을 잔뜩 먹었다. 가성비도 좋은 호텔인데 조식도 너무 맛있었다. 역시 난 먹는거 참 좋아해.. 종류별로 있는거 그냥 다 가져와서 다 먹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모로코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내가 받았던 문화충격들을 중심으로 글을 써봐야겠다. 그런데 충격이라는 단어에서 너무 부정적인 어감이 묻어나지 않으면 좋겠다. 좋게 놀란 부분들도 많고 그저 우리와 이런 부분이 정말 다르구나 느낀 것일 뿐 부정적인 느낌은 아닌부분들도 많다.
첫 번째 문화충격 : 교통질서 엉망...
아침에 본 모로코는 또 느낌이 달랐고 교통 질서가 너무 없는 느낌이라서 충격을 받았다. 8차선 도로였는데 신호를 안 지키는 건 너무 당연했고 현지인들은 너무 태연하게 그냥 아무렇게나 길을 건너갔다. 차들이 거의 시속 100킬로미터 속도로 마구 달려오다가 길을 건너는 사람들 때문에 급정거하고 마구 빵빵 대는데도 다들 너무 태연했다. 우리는 항상 겁먹어서 현지인들 무리에 숨어서 현지인들이 길을 건널 때만 겨우겨우 건널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길을 건너서 사막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서 택시들이 모여있는 정류장으로 갔다.
정류장에 말이 있어서 신기해서 사진도 찍어봤다.
마라케쉬에서 사막까지는 차로 10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택시 기사들과 협의를 해서 일정 가격을 정하고 사막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기사님을 찾는 식이었는데 우선 택시 기사들은 무조건 가격을 높게 불렀다. 그리고 우리는 무조건 낮게 불러서 그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으려고 했다. 처음에 기사들은 약 30만원의 가격을 불렀고 우리는 15만원 정도를 불렀다. 그리고 가격이 너무 맞춰지지가 않아서 그냥 가는 시늉을 해서 20만원 정도에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우리 같은 관광객을 사막까지 데려다주는게 큰 이득이라고 한다.힘들게 그 날 태울 손님을 물색할 필요도 없이 하루만에 꽤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무조건 가격을 높게 부르니까 한 번에 그 가격으로 오케이 하면 손님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보게된다.
두 번째 문화 충격 : 택시 안이 너무 더러움..
어쨌든 그렇게 가격 협의를 하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안이 정말 너무 더러웠다. 청소를 안했다 싶은 정도를 넘어서 굉장히 퀴퀴하고 냄새도 심했다. 그리고 기사님은 택시를 몰면서 한 손으로는 계속 담배를 폈다. 한국의 깨끗한 택시와는 너무 달라서 문화 충격 이었다. 그래도 한국택시의 청결도가 이랬다면 인상을 쓰면서 평점을 안 좋게 줄 방법을 찾았겠지만 여행을 오면 이런 부분까지 굉장히 많이 다르구나 하면서 관대해지게 된다.
사막까지 가는 길이 굉장히 구불거리고 산으로 올라가서 멀미가 굉장히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독일에서 미리 구입한 멀미약을 먹었다. 정말 효과는 굉장했다. 멀미는 하나도 느끼지 못했고 이동할 때 원래 거의 못 자는 편인데 정말 많이 잤고 깨 있을 때도 잠이 덜 깬 것 처럼 약간 취한 것 처럼 몽롱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멀미만 못 느끼는게 아니라 감각 자체가 둔해졌다.
중간에 기사님이 깨워주셔서 깨서 식사를 했다. 다른 모든 감각은 다 둔해졌지만 미각만은 살아있었다. 모로코 정통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다.
세 번째 문화 충격 : 갑자기 강제 환승
그렇게 식사를 하고 조금 더 달려가서 절반 정도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웬 휴게소 같은 곳에 잠시 멈췄다. 잠시 화장실도 다녀오고 스트레칭도 했는데 기사님이 다른 택시 기사님이랑 대화를 나누더니 갑자기 두 분이 협의해서 돈을 나누고 우리 보고 택시를 갈아타라고 했다.
우리를 태워주셨던 첫 번째 기사님이 피곤하셨거나 아니면 우리가 너무 잠만 자니까 지루하셨나 보다.. 😂
어쨌든 갑자기 강제 환승을 해서 두 번째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진짜 너무너무 더 지저분했다.. 택시 안에 이상한 정체를 모를 천 뭉치같은 것도 있었는데 최대한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네 번째 문화 충격 : 너무 이국적인 풍경
그렇게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우리가 원하던 사막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멀미약의 강력함 때문에 너무 푹 자서 중간에 풍경을 많이 감상하진 못했는데 중간중간 그나마 정신일 들었을 때 찍었던 사진들 몇장이다. 사진 좀 더 잘 찍을걸.. 아프리카가 처음이라서 그 전 여행들에서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받지 못한 모로코만의 인상에 계속 넋을 놓고 구경했다. 모로코의 도시도 신기했지만 시골은 더 신기했다. 바닥에 앉아있는 동네주민들, 뜨개질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들, 그 주변을 뛰어노는 아이들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런데 그 주민분들은 우리를 더 신기하게 쳐다봤다. 저 분들은 또 우리와 얼마나 다른 삶을 사셨을까 생각하는것만 해도 너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저 멀리 사막이 보였을 때는 더더욱 너무 신이났고 모로코에 온 게 더 실감이 났다.
드디어 숙소 도착
다섯 번째 문화 충격 : 아니 너무 좋잖아!
그렇게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드디어 우리가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도시에서 묵은 숙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너무 깨끗하고 좋았고 아침점심저녁을 다 제공했다. (휴..진짜 정말 너무 너무 최고다... 밥주는 사람 제일좋아❤️ 너이자식 진짜 사랑해...사랑한다고....)
숙소는 크고 깔끔했고 고양이도 돌아다녀서 더 좋았다. 맛있는 밥이랑 고양이의 조합이라니.....(그냥 heaven...)
숙소는 유목민 출신의 형제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모로코 사막 투어를 간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숙소이다. 친절한 사람들, 좋은 숙소, 고양이, 맛있는 밥, 다양한 사막 투어 프로그램, 저렴한 가격 까지 정말 뭐 하나 불만이 있을 수가 없었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밥 시간이 되어서 풀 코스로 식사를 했다. 꼬지요리, 가지 요리를 야무지게 먹고 후식으로 준 아이스크림까지 진짜 다 너무너무 맛있었다. 오길 너무너무 잘했다고 1020391번 정도는 생각한 것 같다.
여섯 번째 문화 충격 : 별이 이렇게 많다고...? ⭐️⭐️
그렇게 행복하게 배가 부른 상태로 숙소 옥상에 올라갔는데 진짜 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았다. 나는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지 태어나서 처음 알았다. 안 그래도 행복했는데 더더더 행복했다. 진짜 어떻게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예쁘고 별이 많았는데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건 고작 이정도라서 분할 뿐... 😡 진짜 별 자리를 관찰 할 수 있을만큼 별이 선명했다. 모로코의 하늘은 미세먼지가 뭔지도 모르는 것 처럼 맑았다.
이렇게 다음날 떠날 사막투어를 기대하면서 다들 라이언킹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여기까진 마냥 행복만 했다) 🦁
이대로 쭉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만 했다면 정말 최고의 여행으로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 사실 여행 뒷부분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모로코의 좋은 기억들은 많이 희미해졌었는데 이렇게 글을 정리하다보니까 진짜 정말 너무너무 좋은 여행이기도 했다.
모로코 진짜 평생 한 번은 꼭 가보기를 추천드립니다!!! 🇲🇦
아니 그리고 내가 이렇게 투머치토커인줄은 진짜 몰랐다... ㅠㅠㅠ 글이 또 길어지다니... 이렇게 해서는 개고생 짠내 눈물나는 스토리는 4편에서나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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